만약 누군가가 “당신은 예수님의 제자입니까, 아니면 그리스도인입니까?”라고 질문한다면 당신의 대답은 무엇인가? 보통의 사람들은 이 두 질문에 대한 답이 모호하다고 생각해서 크리스챤이라고도 대답하기도 하고 또 예수님의 제자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예수님은 단 한번도 “그리스도인”이라는 단어를 그분의 입으로 말씀하신 적이 없었다. 왜냐하면 예수님 당시에 사람들은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을 그리스도인이라고 부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이라는 말은 예수님이 승천하신 후 안디옥 교회에서 처음 사용되어졌다(행 11:26). 그리고 신기하게도 성경에서는 그리스도인이라는 말은 단 세 번만 사용되었을 뿐이지만 “제자”라는 말은 최소 263번이나 사용되었다. 그러므로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의 제자임이 마땅한 것이다.
예수님의 제자라는 말에 담긴 의미는 그분이 제자들을 세상으로 보내실 때 주신 선물, 즉 “권위와 능력”을 통해 더욱 분명해진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권위와 능력을 주심으로서 교회와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이 서로 영적으로 교제하고, 영적 리더십을 세우며, 치열한 영적 전쟁 상황속에서도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셨다.
권위와 능력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영적으로 비슷한 것 같지만 이 두가지는 다른 영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리스어에서 그 어원을 살펴보면, 권위는 누군가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법적인 힘을 의미한다. 즉 권위는 그 사람의 지위에서 비롯된 것으로 그가 누구이며, 어디에 속한 사람인지를 말해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경찰관은 규정속도를 어기며 운전하는 운전자를 세울 수 있는 권위가 있다. 경찰관은 법적으로 규정을 위반한 사람을 단속할 수 있는 권위를 부여받았고, 그것은 경찰이라는 그의 특별한 지위로부터 나온다.
“두나미스(dynamos)”라는 그리스어는 능력을 의미하는데, 이는 영어로는 다이나마이트와 같은 단어이다. 이 두나미스는 다른 사람에게 힘을 행사할 수 있는 실제적인 능력으로서 사람들은 물론 어떤 일이 생겼을 때 그것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이기도 하다.
아까 예로 들었던 경찰관이 만약 도로에서 비틀거리며 운전하는 운전자를 세워 음주측정을 하려했다고 가정하자. 그렇지만 그 운전자가 발뺌하고 경찰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오히려 막무간에 경찰을 위협하려 한다면 그 경찰관은 어쩔 수 없이 그의 능력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 무력이든 가스총이든 경찰관의 법적 권위를 무시하는 사람에게 힘을 행사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좋은 경찰관은 자신이 가진 이 두 가지 힘, 즉 권위와 능력으로 항상 무장되어 있어야만 자신의 미션을 잘 수행할 수 있다. 왜냐하면 세상에는 법과 도덕을 잘 지키는 선한 사람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세상에 보내실 때도 그들의 안전을 걱정하셨다. “내가 너희를 보냄이 양을 이리 가운데 보냄과 같다(마 10:16)”고 하실 정도로 세상에는 악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세상에서 승리하기 위해 우리 역시도 하나님의 자녀된 권세와 능력이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권위와 능력은 어떻게 받는 것일까?
권위는 우리가 예수님을 믿고 그분의 자녀가 되면 자연히 우리에게 허락되는 권리이다. 우리 개개인이 예수님께 나오면, 예수님은 우리의 신분을 죄인에서 하나님의 자녀로 바꿔주신다. 이는 마치 탕자의 비유에 나오는 탕자와 같다. 탕자가 모든 소유를 탕진하고 아버지에게 돌아왔을 때, 아버지는 그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고, 헤어진 신발을 벗겨 좋은 신발을 신겨주며, 낡고 더러운 옷을 벗겨 깨끗하고 아름다운 옷으로 갈아입혀주었다. 아버지가 그렇게 해줌으로 인해 탕자의 아들로서의 권위가 다시 회복되어 아버지의 집에 머물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능력은 권위와는 조금 다른 영적 과정을 거쳐야 한다. 다시말하면, 능력은 성령이 충만할 때 비로서 나타나게 된다. 성령이 우리에게 임하시면 우리가 권능을 받게 된다(행 1:8). 존 웨슬리는 구원받은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완전을 경험하기 위해 성령을 받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가 말한 그리스도의 완전이란 악한 영에 대해 싸울 능력을 가지고 더 이상 죄의 속박을 받지 않도록 성령께서 그 마음에 일하시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구원받은 그리스도인들도 성령의 능력없이 살아가는 일이 허다하다. 우리 주변에서 역사하는 악한 영의 세력을 이겨낼 능력이 없는 것이다. 예수님의 제자들도 그랬다.
예수님이 변화산에서 내려오신 후 예수님을 기다리던 제자들과 귀신들린 아들을 고쳐달라는 아버지와 만나셨다. 그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이 귀신들렸는데 예수님의 제자들이 귀신을 내쫒지 못했다며 도움을 구했다. 예수님은 그 아이에게 있는 귀신을 내어 쫓아주셨고 제자들은 조용히 예수님께 물었다. “왜 우리는 귀신을 내쫓는 능력이 없습니까?”. 그리고 예수님은 대답은 “기도 외에는 이런 유가 나갈 수가 없다”고 하시며 능력은 바로 기도를 통해 나타난다고 제자들에게 각인시켜 주셨다.
그렇다. 기도는 하나님의 성령이 우리 안에 역사하는 길이다. 기도는 하나님과 연결되어 그분의 능력을 받는 시간이다. 기도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능력과 축복을 다른 사람에게 전할 수 있게 된다.
우리가 예수님을 삶의 구주로 영접할 때, 우리는 이미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 즉 권위를 부여받았다. 이미 우리에게 있는 권리이자 선물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온전한 제자로 살아갈 수 없다. 기도를 통해 성령의 능력을 받아야만 악한 영을 이기고 사람들을 섬기고 세우는 제자의 삶을 살 수 있다. 기억하자. 그리스도의 제자인 우리는 권위와 능력, 이 두가지가 모두 필요하다.
2021.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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