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에 “불편한 진실(An Inconvenient Truth)”라는 다큐멘터리가 있었다. 그 다큐에서는 기상이변으로 인한 환경위기를 다루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가져다주었고, 동시에 듣고 알기에 다소 불편할지 모르지만 알아야한 하는 진실에 대해 심각하게 전달해주었다.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인들에게도 반드시 알아야만 하지만 알게 되면 지금의 내 삶에서 머뭇머뭇 고민하게 만드는 불편한 진실들이 있고, 그 중 하나는 구원에 관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사도 바울은 빌립보서에서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빌 2:12)”고 말하고 있다. 이 말의 의미를 상고해보면 그는 구원을 위해 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온전한 구원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라고 권하는 것을 보게 된다. “구원을 이루라(work out salvation)”는 말씀의 의미는 우리의 일상의 삶에서 구원받은 자로서의 삶을 누리며 살아가라 것이다. 가끔 우리는 구원을 예수님을 믿었던 순간 얻게 되는 단 한번의 사건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구원은 일회적인 사건이 아님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야구 매니아들에게 있어서 야구장에서의 경기 직관은 놓칠 수 없는 기회이자 기쁨이다. 혹시 누군가가 야구장에 갈 티켓을 샀다고 말했을 때, 그 말의 의미는 티겟을 사는 것 자체보다 야구장에 직접 가서 관람하며 그 경기를 즐긴다는데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구원의 의미도 이와 비슷하다.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죽으셨고, 그 죽으심을 믿음으로 거듭난 그리스도인이 된 우리라면, 이미 받은 구원을 누리고 기뻐하며 살아가는 것이 마땅하다. 다시 말하면, 중생의 은혜가 성화의 과정으로 이어져 예수님께서 다시 이땅에 오실 때까지 그리스도의 온전하심을 따라 자라나야 한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우리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티켓을 주셨고, 그때부터 우리의 구원의 여정은 시작되었다. 그리고 예수님은 시작하신 구원을 완성하기 위해 언젠가 다시 오실 것이다. 그 때 주님은 우리에게 물으실 것이다. “아들아, 딸아, 내가 네게 준 구원을 온전히 누리며 살아왔느냐?” 만약 이렇게 물으신다면, 우리는 어떻게 예수님께 대답할 수 있을까?
예수님께서 이미 시작하신 우리의 구원이 지금 과정가운데 있다면,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의 구원이 현재 어떤 상태에 있는지를 스스로 점검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자기 점검을 위해 두 가지 체크 포인트(check point)가 있다.
첫번째 자기 점검 포인트는 “패키지로 묶여 있는 구원”을 내가 온전히 가지고 있는가? 이다.
그리스도 안에서의 권면, 사랑의 위로, 성령의 교제, 긍휼, 자비, 관용, 기쁨 등(빌 2:1) 성령안에서 누릴 수 있는 모든 열매들이 구원의 패키지 안에 다 들어있다. 그러므로 구원받은 우리는 이 모든 성령의 열매들을 이미 가지고 있고, 다만 그것을 삶에서 누리며 살아가는 것이 원래 구원의 목적이다. 맥도날드에서 셋트메뉴를 시키면 햄버거, 프렌치 후라이, 음료 등이 패키지로 나오는 것이 당연한데, 만약 이 중에 하나라도 빠져있으면 그 셋트 메뉴는 잘못된 셋트가 되는 것과 같다. 구원받은 우리는 온갖 종류의 성령의 축복을 마땅히 받아 누리며 살아가야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의 삶에 이런 열매가 없다면, 그건 분명 “위험신호”에 불이 들어온 것이다.
두번째 자기 점검 포인트는 구원에 대한 우리의 태도이다. 예수님은 열처녀의 비유를 말씀하셨고, 그 비유는 일반적으로 구원에 관한 이야기로 해석한다. 신랑이 왔을 때 기름을 준비한 다섯 처녀는 혼인잔치에 참여하였지만, 기름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다섯 처녀는 뒤늦게 기름을 준비하느라 결국 혼인잔치에 참여하지 못했던 것, 기억하는가? 이 비유는 비단 구원의 중요성 뿐만 아니라 혼인잔치에 참여할 준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말해주고 있다.
우리가 결혼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결혼식 사회를 나의 가장 친한 친구에서 부탁을 했고, 그는 그렇게 하겠노라 수락을 했다. 하지만 결혼식 당일, 하객들이 모두 착석해있고, 신랑신부가 대기하고 있는데 사회를 보기로 한 친구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그래서 신랑이 그 친구에서 전화를 했더니, 그 친구의 대답이 “고속도로에서 기름이 떨어지는 바람에 1시간 정도 늦어질 것 같애. 기름이 떨어진 걸 미처 확인하지 못했네”라고 말한다면, 당신의 기분은 어떻겠는가?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결혼식날, 그 최고의 날을 대하는 그 친구의 태도에 대해 당신은 어떤 마음이 드는가?
구원은 믿지 않는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하나님의 선물이다. 동시에 이미 구원을 선물받은 그리스도인들에게는 그 구원을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성결하게 살아감으로 가꾸어나가야 하는 것이 과업이다. 마치 정원의 꽃을 아름답게 가꾸듯이 우리의 영적인 삶이 아름다워지도록 끊임없이 가꾸어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매일매일 구원받기 위해 애쓸 필요가 없다. 대신 그리스도의 온전하심을 따라 우리도 그렇게 온전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필요할 뿐이다.
이미 시작된 구원이 완성되는 그날까지 날마다 그 구원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다소 불편한 진실이지만, 이것이야말로 성경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참된 구원이기에 오늘도 우리는 노력하며 그 믿음의 여정을 걷는다.
2021.08.02.
@ photo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