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 돌봄에 관한 연구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현재 어떤 연구논문들이 있고, 어느 정도의 연구가 진행되었는지를 파악해야 함으로 선행연구가 필수적이다. 이 선행연구는 읽기에 다소 길 수 있지만 선교사 돌봄을 구체적으로 알아가기 위한 과정으로서의 읽기가 될 것이다.
- 서론
B. 선행연구 및 연구목적
B-1-b. 글쓰기 치료에 관한 연구
글쓰기 치료의 정의를 내릴 때 한 마디 혹은 한 이론으로 정리하기는 쉽지 않다. 그만큼 다양한 심리학적 배경을 통해 실용적 치료법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이며 상담자 혹은 치료자의 관점에 의해 그 치료의 형태도 다양하다.
상담 및 심리치료 과정은 기본적으로 외상이나 힘든 경험 등 자신의 어려움(personal issues)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포함하며 이는 중요한 치료적 요인 중 하나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글쓰기 치료는 외상이나 스트레스 사건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자유롭게 쓰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그리고 채연숙은 “글쓰기가 도구가 되어 치료의 목적을 이루는 것”이라는 포괄적 의미의 글쓰기 치료를 말한다. 이 때 말하는 글쓰기는 자발적이든지 치료사에 의해 제안된 것이든 관계없이 내담자의 표현적·성찰적 글쓰기이다. 볼튼(Gillie Bolton)에 따르면 글쓰기 치료는 ‘인문학적 패러다임’, ‘이야기 치료적 패러다임’, ‘과학적 패러다임’의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인문학적 패러다임’은 시 치료로 대표될 수 있는데, 이는 창의력과 상상력을 핵심으로 하며, 미국의 경우, 시치료협회(The National Association for Poetry Therapy)가 있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야기 치료적 패러다임’은 가족치료를 그 이론적 근간으로 하는 글쓰기로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의 이야기를 다시 쓰게(re-authoring) 만든다. 하지만 이 두 패러다임은 그 기반이 보다 인문학적이고 ‘과학적 패러다임’의 대표는 페니베이커(James W. Pennebaker)를 들 수 있다.
1980년대 페니베이커의 ‘표현적 글쓰기’ 연구를 시작으로 글쓰기는 본격적으로 심리치료와 상담에 적용되었으며 과학적이고 실험적인 방법으로 그 효과를 증명해 오게 되었다. 다른 글쓰기가 정보나 의사의 전달 등의 목적을 가진다면 페니베이커의 표현적 글쓰기 치료에서 말하는 글쓰기는 내담자 자신이 스스로 독자(또는 청자)가되어 자기 자신을 상대로 하여 쓰는 글이다
그의 이러한 글쓰기 모델은 이후 많은 연구들을 통해 다양한 대상과 장면에서 효과를 증명해 왔다. 나아가 자유롭게 글을 쓰는 형식에서 벗어나 치료적인 방식으로 글을 쓰도록 돕고, 글쓰기로부터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구조화 글쓰기도 점차 개발되었다. 이 구조적 글쓰기는 ‘치료’라는 의도적 목적을 가지고 접근한 글쓰기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이 치료로서의 글쓰기는 미국에서 발달했다. 1960년 뉴욕에서 심리학자 이라 프로고프(Ira Progoff)가 내담자들과 함께 ‘심리학 노트’를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이로부터 프로고프는 집중저널 쓰기 방법을 개발시켰고 이것을 『저널쓰기 워크숍 교재』에 발표했다.
1985년에 캐슬린 애덤스(Kathleen Adams)가 콜로라도 주 덴버에 저널치료센터를 설립했고 1990년에 『자신에게 쓰는 저널』을 출간했다. 쓰기는 그 뒤 영국 교육에서도 채택되었다. 많은 국가 직업자격(National Vocational Qualification, NVQ)과정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학습을 돌이켜보도록 권장하는 ‘성찰 과정’을 포함한다.
쇼트롭(Mirjam Schoutrop)과 반 주렌(Van Zuuren) 등은 페니베이커 글쓰기 모델을 더욱 구조화하려는 시도를 통해 ‘자기 직면(self-confrontation) – 인지적 재검토(cognitive reappraisal) – 사회적 공감(social sharing)’의 3단계 글쓰기를 제안한 바 있다. 또한 구아스텔라(Adam J. Guastella), 데즈(Mark R. Dadds)는 성장 모델에 기반을 두고 ‘노출(exposure) – 재평가(devaluation) – 이점찾기(benefit –finding)’의 세 단계 글쓰기를 개발하였다.
특별히 자기표현적 글쓰기는 제임스 브리튼(James Britton)이 글쓰기를 기능으로 분류하여 의사소통적 글쓰기, 자기표현적 글쓰기, 문학적(poetic) 글쓰기로 분류하면서 등장하게 된다. 그는 『The Development of Writing Ability:11-18)』이란 책을 출간하였는데 여기서 그들은 학생들이 쓴 글을 유형화하는 방법을 자세히 다루었다.
국내에서도 글쓰기 치료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다.
김계명은 목회자 아내의 전인적 안녕을 증진할 수 있는 목회상담 개입 방안으로서 자기 글쓰기 치료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글쓰기를 통한 목회자 아내의 영성개발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하였다.
박현숙은 시인이자 문학치료사로서 MBSR(Mindfullness Based Stress Reduction: MBSR)을 통한 글쓰기치료가 청소년의 우울·충동성·특성불안·감각추구 등에 미치는 효과를 실증으로 검증해 보고자했으며 이를 통해 ‘마음챙김을 바탕으로 하는 스트레스 해소법’을 구체화시켰다.
문지혜는 글쓰기를 통해 암묵적 자존감이 변화될 수 있고 심리상담의 실제에서도 이 같은 암묵적 자존감을 고려하는 것의 중요성을 연구하였다.
이찬희는 고백적 글쓰기가 한 개인의 자아성찰적 반성을 넘어서 타인과 사회와의 관계에서 자신의 존재를 어떻게 인식하고 표현하는가를 박완서의 소설을 중심으로 보여준다. 특히 그녀의 『나목』, 『엄마의 말뚝』, 『그 많던 상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가 고백적 글쓰기에 해당한다. 이찬희는 이 고백적 글쓰기가 교육적으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체험을 통해 직접 경험할 수 있게 하였다.
글쓰기 치료가 치료적 효과를 가짐이 다양한 연구를 통해 증명되었지만 선교사 돌봄으로서의 자기표현적 글쓰기치료에 관한 연구는 현재까지 나와 있지 않은 상태이다. 본 연구는 이같은 학문적 상황을 반영하여 선교사 돌봄에 관한 새로운 차원의 접근을 시도해보려고 하며 그것이 예방적 차원의 돌봄모델이 될 수 있음을 고찰하려고 한다.
– 다음연재: 연구방법
(본 연재는 본인의 논문을 정리한 것으로, 홈페이지의 기능적인 면에서 각주를 달 수 없기에 생략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