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A-1-a. 선교사에 관한 선교적 이해

‘선교적’이라는 용어가 부각된 것은 선교사로 35년간 인도에서 사역하였던 레슬리 뉴비긴(Lesslie Newbigin)이 영국으로 돌아와 서구 사회가 후기 현대사회로 인해 크게 세속화된 사실에 커다란 충격을 받고 희망이 소멸되는 어려움을 겪으면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계속적으로 선교신학(Mission Theology)에 있어서 선교와 문화가 어떤 관계를 갖는지를 규명하는 주제들이 본격적으로 다루어지기 시작하였고, 『선교적 교회』가 출간됨으로서 교회의 본질적 구조가 ‘선교 지향적(mission-oriented)’ 혹은 ‘선교 중심적(mission-minded)’이여야 함을 강조하였다. 이 말은 선교사에 대한 본질적 이해의 틀을 제공하게 된다. 다시 말해 교회는 세상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증거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며 선교사는 어디서든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으로 살아가도록 공식적으로 위임받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모든 그리스도인과 선교사는 선교적 독특성을 가진 사람들인 것이다.

그렇다면 선교사가 가진 선교적 독특성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그것은 선교사 개인이 가진 영성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본 연구자는 선교사를 선교적으로 이해할 때 그가 가진 영성을 중심으로 이해하려고 한다.

첫째, 선교사는 자기중심이 아닌 타자중심의 영성을 가진 사람이다. 디트리히트 본회퍼(Dietrich Bonhoeffer)는 예수께서 타자를 위한 존재로 살았다고 말했다. 하나님 자신이 성육신하셔서 인류를 구원하려 하셨다는 것은 철저한 타자중심의 삶을 보여주신 것이다. 예수도 철저하게 주변에 병든 자, 소외된 자, 약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며 자기가 아닌 타인을 위한 삶을 살아가셨고, 예수의 제자들도 동일하게 그와 같은 삶을 살았다. 자기가 아닌 이웃을 위한 삶, 예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삶, 바로 그 삶을 사는 자가 선교사이다. 

티모시 테넌트(Timothy C. Tennent)도 선교적 관점에서 성육신을 설명했다. “예수는 성육신 속에서 좋은 소식을 놀랍게도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 나타내셨다”고 하면서 선교사는 “새로운 ‘사회적 실재의 구석구석에서’ 어떻게 그리스도를 재현하는가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선교사는 성육신의 삶을 선교사가 속한 사회와 문화적 상황 속에서 연속적으로 재현시키는 그리스도인이어야 한다. 

둘째, 선교사는 일상생활에서 그 영성을 드러내는 사람이다. 전통적인 의미에서 영성은 일상생활과는 거리를 둔 지극히 수도원 중심이고 개인중심적이다. 연구자가 바라보는 선교사의 영성의 관점은 일상생활에서 하나님과 사귐을 말한다. 

스티븐슨(Paul Stevens)은 영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다만 영성은 근본에 관한 문제이고 깊이 뿌리박힌 피상성을 탈피한 삶에 관한 문제이며 평범한 그리스도인이 생활의 현장에서 거룩해지는 것이 과연 가능한지에 관한 문제이다. … 영성은 한마디로 하나님과 나누는 교제이다. 그리스도인이라면 이 교제를 매일의 삶, 현실의 삶으로 구체화하고 구현하고 엮어내야 할 것이다.

아브라함은 가나안 땅, 애굽 그랄 땅에서 살면서 삶의 선교를 하게 하셨고 이삭은 그랄 땅에 살면서 삶의 선교를 하게 하셨으며 야곱은 밧단아람에서 살면서 삶의 선교를 하게 하셨다. 요셉은 애굽에서 살면서 삶의 선교를 하게 하셨고 그의 가족 70여 명을 애굽에 이주시켜 살게 하면서 세계를 선교하는 민족으로 번창하게 하셨다. 하나님께서 네 명의 족장들을 이방 땅인 열방으로 파송시켜서 선교적 삶을 살게 하셨다.

선교사가 가진 이 같은 생활영성은 생활선교로 이어진다. 구약성서에서 보면 이같은 생활선교의 모습이 족장들을 통해 나타난다.

선교사를 선교적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선교사가 자신의 생활터전에서 하나님의 사람으로 어떻게 살아가는가를 의미하며, 이는 ‘영성’이라는 독특성을 가지고 이해해야 한다. 특히 타자중심의 삶을 살아가가는 생활영성을 가진 선교사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더불어 생활영성을 개발하기 위한 영성지도의 방법도 알아야 한다. 선교사가 자기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가 속한 사회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선교사 자신이 심리적으로 어떤 상태인지를 인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음 연재: 선교사에 관한 사회·심리적 이해

(본 연재는 본인의 논문을 정리한 것으로, 홈페이지의 기능적인 면에서 각주를 달 수 없기에 생략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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