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여행하는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관광 코스 중에 그랜드 캐년은 단연 손에 꼽힌다. 뿐만 아니라 브라이스 캐년, 자이언 캐년, 블랙 캐년, 엔돌로프 캐년도 중요한 여행 코스 중의 하나이다. 이런 멋진 광경을 보고 난 후 사람들이 갖는 생각이나 느낌은 ‘우와, 대단하다. 어쩜 이렇게 멋있을까? 어떻게 이런게 만들어졌을까?’이다. 우리 크리스챤들은 이 모든 경이로운 관경을 바라보며 이 모든 것을 만드신 하나님을 찬양할 수 밖에 없어진다.
때로는 끝이 없이 내려깍여진 절벽의 협곡, 때로는 사람이 조각하라고 하면 도저히 이런 섬세한 작업이 나올 수 없을 것 같은 아름다운 협곡을 보며 깨닫게 되는 또 하나의 교훈이 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위대한 걸작품으로 개개인을 만드셨지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
그랜드 캐년과 브라이스 캐년과 같은 멋진 협곡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엄청나게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시간 속에서 거센 물과 거친 바람의 풍화 작용을 거쳐 바위의 연약한 부분은 깍여져 나가고, 바위의 강한 부분은 남아있게 된다. 그로 인해 우리는 지금의 아름다운 협곡을 보며 자연의 위대함을 감탄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 인간에게도 강점이 있고 약점이 있다. 우리가 가진 약점은 우리로 하여금 좌절감과 실패감을 맛보게 하기도 하고, ‘만약 내게 이 약함이 없었더라면, 좀 더 나았을 텐데.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텐데..’라고 가정하기도 한다. 비단 우리만 이런 고민을 한 것은 아니다. 사도 바울 역시 우리와 동일한 고민을 했고, 좌절을 맛보았으며, 이로 인해 수없이 많은 시간을 하나님께 매달려 기도했다. ‘주님, 내 이 약함을 고쳐주옵소서’.
바울에게 있어서 그의 약함은 무엇이었을까?
일단, 그의 육체적 연약함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추정하기로 바울은 시력이 약해서 앞을 잘 보기 힘들었다고 한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설교하는 사람에게 눈이 잘 보이지 않다는 것은 치명적인 약점일 수 있다. 또 어떤 학자들은 그가 간질이 있었을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이는 설교자로, 선교사로 더 치욕적인 치부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또 그에게는 말하는 은사가 없었다는 약점이 있었다. 더할나위없는 글솜씨로 신약의 상당 부분을 저술했고, 해박한 지식과 넘치는 지혜로 수많은 이들을 주님께로 인도했던 바울이었지만, 사람앞에 섰을 때 그는 말하는 능력이 부족했다. 아이러니 하지만 그랬다. 마지막으로 그의 약점은 그를 고문하고 죽이려는 수많은 적들에 들러싸여 살았다는 데 있다. 제3의 관찰자적 입장에서 그를 바라보면 한없이 훌륭한 하나님의 사람이지만, 당시의 율법학자들이나 사두개인들에게는 이단아요 훼방꾼이요 신성을 모독하는 사람으로 비춰졌다.
이렇듯 수많은 약함을 가지고 있었던 그였기에 그는 세 번 하나님께 기도했다고 했다. 이 세번의 의미는 수없이 많은 시간동안 간절히 기도했다는 의미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간절한 기도 후에 깨달은 비밀은 “내 은혜가 내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 짐이라(고후 12:9)”였다. 그래서 그는 기뻐했다, 그의 약함 것들과 능욕과 궁핍과 박해와 곤고를(9).
우리에게도 동일한 약함이 있을 것이다. 때로는 나의 상황이, 가족이, 환경이, 혹은 나를 미워하는 사람이 우리를 괴롭히고 힘들게 만들 수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한번 해보면 어떨까?
나의 약함에 대한 그 기도제목을 가지고 일정 시간을 두고 간절히, 정말 간절히 하나님께 기도해보자. ‘하나님, 이 약함을 강하게 하여 주옵소서. 회복시켜주옵소서. 이 짐을 내게서 가져가주옵소서.’ 그리고 그런 간절한 기도 후에도 여전히 나의 모습이 그대로라면, 그때는 기뻐하자. 왜냐하면 여전히 남아있는 나의 약함은 하나님께서 나를 가장 멋진 사람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모진 풍파와 비바람으로 나의 약함을 다듬으시고, 나의 강함과 약함이 조화를 이루어,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하나님의 사람으로 만드실 것이라는 약속이기 때문이다. 그럴 때 우리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우리의 있는 모습 그대로 가장 멋지고 경이로운 걸작품임을 인정하고 우리를 통해 하나님을 바라볼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