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기적을 바라고 원하지만, 막상 그 기적이 우리 눈앞에 펼쳐졌을 때 우리는 “이게 정말일까?”를 의심하곤 합니다. 만약 누군가가 우리 눈앞에서 물컵에 담긴 물을 포도주로 짠~하고 변화시켰다면, 과연 우리는 어떻게 반응할까요?
오늘은 바로 예수님께서 가나 혼인 잔치에서 여섯 동이의 물을 포도주로 바꾸신 요한복음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이 기적의 사건을 통해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어떤 방법을 통해서 물을 포도주로 바꾸셨는지를 살펴볼 것입니다.
물이 포도주로 변한 기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먼저 포도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포도주를 만들려면 포도나무 열매가 필요합니다. 포도나무가 열매를 맺으려면 봄에 꽃이 피고 120-150일을 기다려 마침내 8-9월이 되어야 포도를 수확하여 포도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포도나무가 포도 열매를 만드는 자연적 과정에 대해 “잠깐만요,”라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당연하게 여깁니다. 그런데 모든 우주와 자연의 질서를 창조하신 예수님이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킨 사건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포도나무가 포도주가 되는 비밀은 시간에 있었고, 예수님은 150일이라는 자연적 시간을 하늘의 시간을 통해서 “단번에” 해결해버리셨습니다. 즉, 시계나 달력에 의해 측정되는 순차적인 시간의 흐름, 즉 양적인 개념의 크로노스의 시간과 적절한 타이밍이나 완벽한 순간으로 정의되는 질적인 시간 개념이 카이로스, 이 두 가지의 차이를 이해하면 물이 포도주로 변한 기적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우리는 비록 시계과 날짜의 개념으로 운행되는 크로노스의 시간에 살지만, 동시에 하나님의 계획과 그분의 역사에 따라 운행되는 카이로스의 시간에 살고 있습니다.
물이 포도주가 된 기적처럼 크로노스의 시간을 사는 우리에게 하나님의 카이로스가 임한 사건이 또 있습니다. 민수기에 등장하는 아론의 싹 난 지팡이를 기억하십니까? 고라가 모세와 아론의 대제사장 역할에 대해 불만을 품었을 때, 하나님은 열두 지파장들의 지팡이를 가져다가 지성소에 놓게 하셨고, 다음 날 오직 아론의 지팡이에만 움이 트고, 싹이 나서 아몬드 열매가 열리는 일을 보여주심으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보여주셨습니다. 열한 개의 지팡이는 크로노스의 시간이 적용되었지만, 오직 아론의 지팡이에만 싹이 남으로 그분의 계획된 카이로스를 적용시키셨습니다.
또 신약시대에 한 부자가 수확을 너무 많이 거둔 나머지 더 많은 창고를 쌓아 곡식을 채우고, 남은 평생 결혼하고, 먹고, 즐기리라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에게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 내가 너를 데려가리라”라고 하셨습니다. 이 부자는 크로노스의 시간 속에서 자신의 인생을 설계했고 앞으로 40-50년은 더 살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카이로스의 시간으로 일하시며, “오늘 밤 네가 내 앞에 서리라” 하셨습니다.
이 같은 이해의 과정을 정리해 본 결과, 우리는 물이 포도주가 된 사건이 크로노스의 시간의 지배를 받는 우리의 시간 속에서 카이로스의 시간을 사용하신 하나님의 역사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마치 “빛이 있으라” 하나님이 명하셨을 때, 즉각적으로 빛이 생긴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는 크로노스의 시간에 살고 있지만 동시에 하나님의 카이로스 시간이 항상 우리와 함께 하시기에,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우리를 향한 그분의 뜻을 이루심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 2024.08.11
@ Photo on Unsplash의Milada Vigero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