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다가오지만 올 해는 예년과 같은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없을 것 같다. 미국의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이 연일 악화되고 있고, 또 미시건의 하루 확진자 수가 늘어남에 따라 다음 주에 있을 추수감사절부터 대강절, 그리고 성탄절까지 교회에서 예배 드리는 것이 어려워졌다. 예배당 안에서 예배 드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바이러스에 취약한 어르신들이 많은 우리 교회들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되었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앱솔론(Epsilon)교회에서 진행하는 크리스마스 슈 박스 보내는 사역을 통해 나눔을 실천할 수 있었다는데 있다.

 

사마리아인의 선행(Samaritan’s Purse)

우리 교회에서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성도들이 십시일반 후원금을 모아서 전세계 어린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낸다. 교회가 단독으로 하는 것은 아니고 1970년에 세워진 Samaritan’s Purse라는 단체를 협력하는 사역으로, 원래는 신발을 담는 슈 박스에 각종 선물을 담아 그 단체의 본부로 보내면, 그곳에서 세계 곳곳의 필요한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내는 것이다.  

처음 우리 교회에서 이 사역을 하는 것을 봤을 때는 각자 집에 있는 신발 박스를 가지고 와서 거기에 물건을 채우는 것이었는데, 올해부터는 그 단체에서 플라스틱 박스를 준비해주고, 그 안에 물건을 채워 다시 보내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후원자를 찾습니다!

우리 교회 성도님들(사실 내겐 다 할머니같은 분들이라 남편과 둘이 있을 땐 우리 할머니들이라고 부른다^^)이 정성스럽게 손으로 만든 물품 신청서에 자신이 구매하거나 혹 후원할 물건 옆에 자신의 이름을 적는다. 사인(sign)을 하신 분들은 대부분 직접 상점에 가서 물건을 구매해오시는 분들이 많다. 그만큼 정성을 드려서 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한다.

수집된 후원 물품 차곡차곡 담기

이 슈즈 박스 안에 담긴 크리스마스 선물은 거창하고 화려한 선물이 아니다. 노트, 색연필, 머리빗, 수건, 비누, 치약, 칫솔, 머리끈 등과 같은 생필품들이다. 내 주변을 생각해보면 더 이상 이런 작은 물품들을 선물이라고 주는 경우들은 거의 없다. 생활수준이 높아졌으니까 좀 더 비싸고, 좋은 물건이라야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이같은 소박한 물품이 누군가에게 큰 기쁨을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수 있기에 이 사역은 50년동안 지속되고 있는 것 같다. 

올 해는 총 35개의 슈 박스를 만들어서 보냈다. 이런 사역을 묵묵히 감당하는 우리 교회 할머니들이 너무 감사하고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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