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편한 뉴스레터

늦여름의 어느 날, 교회의 한 성도님집에 심방을 갔습니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아름다운 색상의 꽃들이 남편과 저를 반겨주었습니다. 한국에만 있을 것 같은 코스모스도 있었고, 이름 모를 꽃들도 많았습니다. 

집앞을 수놓은 꽃밭의 꽃들이 집에 들어서는 이들을 반겨주는 것을 보니 이 꽃들이야말로 “나를 반겨주는 고마운 존재”임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물론 집주인의 초대가 없었다면 그 꽃밭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없었기에 초대해주신 분에 대한 감사는 더욱 큰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꽃들 역시 “환영”의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나를 환영하고 환대해주는 곳이 있다면, 그곳에서 우리는 “감사”와 “행복”과 “평안”을 느끼게 됩니다. 활짝 핀 예쁜 꽃들의 환영처럼 우리 개개인의 얼굴과 마음, 그리고 우리의 공간이 환영과 환대의 시작이길 기도합니다.

더 나은 선교사 돌봄을 위한 우리의 고민

미국 내에 있는 선교사 돌봄센터를 계속적으로 리서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어떤 곳이 있는지를 찾아보고, 정보를 수집하며, 또 방문할 기회도 찾아보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한 “선교센터”를 방문하여 며칠 간의 쉼을 가졌습니다. 그곳의 시설은 편안하고 좋았습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편안한 숙박을 하기에 부담이 없는 공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였습니다. 저희는 그 장소를 빌렸고, 그냥 그 공간에서 지내다 왔습니다.

그 선교센터의 방문경험과 얼마 전 공부한 베네딕토 규칙서의 일부를 통해 제가 생각하는 선교사 돌봄센터, “루디아의 집”의 가치와 기본방향을 재정립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루디아의 집의 중요한 가치는 환대(Hospitality)”입니다.

중세 베네딕토 수도원의 규칙서 중 “손님들의 환영연회(Reception of Guests)”에 관한 내용을 살펴보면 수도원장과 수도사들이 방문한 손님을 대하는 몇가지의 규칙이 있었고, 그 규칙의 상당부분은 여전히 우리가 지켜야할 가치라고 여깁니다.

  • 마치 예수님이 방문하신 것처럼, 방문한 어느 누구도 예수님처럼 환영하라.
  • 방문하는 모두가 자신이 존중받고 있음을 느끼도록 우리 자신을 낮추고, 겸손히 행하라.
  • 방문자를 공동체 전체가 환영하고, 그들을 환대하는 첫만찬을 가져라. 
  • 만남, 만찬의 자리에 모든 이들이 함께하나님이여 우리가 주의 가운데에서 주의 인자하심을 생각하였나이다( 48:9)” 고백하라.

선교사가 우리를 방문했을 때 “꽃처럼 반가운” 환영과 “겸손과 친절의” 환대가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지난 3개월 간의 소식

1. 새로운 공간, 선교사의 방문: Hannah, Alecia

 이사를 온지 4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10월 27일, 저희 집에 찾아온 첫 손님은 OMS 아시아-태평양 지역 선교사인 Hannah 선교사와 루디아의 집 자원봉사자 Alecia입니다. 2박 3일 동안 저희 집에 머물면서 한국음식도 함께 만들어 먹고, 그동안의 삶과 사역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Hannah는 루디아의 집에서 함께 중보기도하고 있는 선교사이기도 합니다. Hannah는 Renew사역을 통해 아시아의 젊은이들을 영적으로 세우고 훈련하는 사역을 하고 있으며, 최근 대만에서 한국으로 거주지를 옮겨 사역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후원금 모금과 전임사역 준비를 위해 안식년으로 미국에 잠시 방문하였습니다. 

Alecia는 한국에 단기선교사로 사역했다가 지금은 미국에서 테솔 석사과정을 하며 내년에 한국에 다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Alecia는 루디아의 집 홈페이지에서 영어 편집을 도와주는 자원봉사를 해주고 있어서 제게는 늘 고마운 사람입니다. 이번 기회에 소중한 두 사람을 만나 교제할 수 있는 기쁨이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저희 교회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인 Morgan을 집으로 초대하여 한국음식을 함께 나누며, Hannah와 Alecia와 함께 교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내년에 코로나 상황이 좋아지면 한국에 단기선교를 보내려고 하는 학생이어서 이번 만남이 선교에 대한 도전의 시간이자 동시에 20대를 먼저 시작한 선배와의 좋은 만남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2.  첼시(Chelsea) 방문, 루디아의 집에 대한 그림

미시건 주에 첼시(Chelsea)라는 작은 도시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도시의 이름을 그대로 딴 “첼시”라는 은퇴자들의 거주지, 즉 한국에서 흔히 실버타운이라고 말하는 곳이 있습니다. 성도 중 그곳에 사시는 분이 있으셔서 심방하러 그곳을 처음 방문했는데, 그곳에서 루디아의 집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보고 또 이 비전에 대한 소망을 확신으로 바꾸시는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첼시는 1905년, 목회자들이 은퇴후 거주자가 없이 가난하고 힘겹게 살아가는 현실을 직면하며 은퇴한 목회자들을 위한   “홈(HOME)”을 만들고자 시작되었습니다. 처음 이 비전을 가진 감리교의 제임스(Dr. James E. Jacklin) 목사님은 “나이들수록, 아이들이 그렇듯,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그들은 , 평안, 위로, 돌봄, 교제, 그리고 사랑이 필요하다며, 뜻있는 사람들의 후원과 기도로 1906년 단 한채의 집으로 첼시를 시작했고, 처음으로 두 부부가 이사를 오고, 점점 집의 숫자를 확대하며, 115년이 지난 지금은 목회자뿐만 아니라 일반 크리스챤들까지 거주하는 거대한 재단이 되었습니다. 

필요를 느낀 누군가에 의해 시작된 작은 비전, 그것은 결코 작은 꿈이 아니라 하나님의 큰 그림이었음을 느끼며, 비록 아직은 비전만 있고 눈에 보이는 건물 하나 없는 루디아의 집이지만 곧 그 일을 행하실 하나님을 기대하게 됩니다. 

3. 루디아의 캠퍼, 드디어 우리 품으로!

예전에 살던 페토스키에서 지금의 칼튼(Carleton)까지는 자동차로 4시간 거리입니다. 4륜구동 풀사이즈 트럭이 있어야만 캠퍼를 가져올 수 있었는데, 하나님께서 천사를 보내주셨습니다. 무거운 캠퍼를 끌고 왕복 10시간 넘게 달려와주신 Sookie & Aaron 부부에게 감사드립니다. 

 4. AIE 단기선교사들과의 재회

  매년 여름 OMS선교회가 주최하는 서울신대 AIE영어캠프를 섬기러 한국에 가던 단기선교사 친구들이 있습니다. 코로나때문에 한국입국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지만 그래도 한국에 대한 관심과 기대, 또 하나님께서 보내실 때를 위해 기도하는 이들을 지난 10월 6일에 만났습니다. 이번 만남에서는 특히 한국어, 영어, 중국어를 습득했던 경험을 토대로 얻은 효과적인 학습방법이 무엇인지를 나누었습니다. 

언어습득에 있어서 며칠이라도 홈스테이를 하면서 일상을 함께 살아가는 것이 언어습득에 효과가 있다

이런 대화는 장래에 루디아의 집이 “선교사후보생들의 언어훈련”의 장소로서의 기능을 담당하면 좋겠다는 가능성을 더욱 공고히 하게 만들었습니다. 

5. 하나님께서 20 전에 예비하신 동역자!

루디아의 집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사회구성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기도하며 선한 마음을 가진 동역자를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훗날 단체를 만들 때 이사로 섬겨주겠노라고 약속한 친구가 있습니다. 20년 전 우리가 대학생일 때 제가 나중에 선교사역을 하겠다고 제 친구 Casey에게 말했었고, 그 때 그 친구는 “경숙아, 나중에 네가 사역하면 내가 도울게”라고 했었습니다. 사실 그때 이후 20년간 연락도 못하고 지냈고, 미국에서 다시 만날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했는데 3년 전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지속적으로 함께 비전을 나누며 루디아의 집 사역을 응원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10월 12일, 이 친구 부부를 만나러 갔습니다. Casey와 남편, 그리고 저와 저의 남편, 이렇게 넷이 함께 만난 것은 처음이었는데 예비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찬양하며, 오늘도 또 한 걸음을 내딛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올려드립니다. 

4. 할아버지의 소천, 그리고 어머니

 지난 10월 27일 외할아버지께서 천국으로 떠나셨습니다. 미국에 이주한 이후에 할아버지를 뵐 수도 없었고, 또 전화통화도 여의치 못해 자주 인사도 못드렸습니다. 지난 추석때 어머니와 함께 할머니의 납골당에 가실 때 마지막 화상통화를 했는데, 불과 한 달 만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습니다. 할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석할 수 없음에 죄송했고, 또 힘들어할 어머니 옆에 함께 있지 못해 불효하는 마음입니다.

저희 어머니는 지난 3년 동안 수많은 상실을 경험하셨습니다. 2018년 6월 남편을 잃고, 한 달 후 7월, 할머니가 돌아가셨고, 그 해 12월 딸인 저를 미국으로 시집보내고, 2021년 10월 이제 마지막 남은 할아버지까지 먼저 하늘로 보내시고 큰딸로서 모든 일을 감당하셨습니다. 저희 어머니의 마음에 하나님의 위로와 평안이 함께 하시도록 기도부탁드립니다. 

5. 성결교단 전문인 선교사로의 전환 과정

2017년부터 제가 OMS 사무국장으로 사역할 당시 성결교단과 OMS의 효과적인 협력사역을 위해 교단 협력선교사로 사역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선교사 재계약을 해야 하는 과정에서 더 이상 OMS코리아의 멤버로서 교단과의 협력이 아닌 선교사 돌봄사역을 위한 전문인 선교사로의 전환을 준비하며 선교국과 논의중입니다. 미국에 거주중이어서 필요한 서류 준비나 절차진행이 쉽지는 않지만 모든 과정 가운데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함께 하실줄 믿습니다. 기도부탁드립니다. 

One Comment

  1. 다양한 환경에서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니 감사드립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가득품고 그 마음을 선물로 나누는 삶이 되게하시길 기쁨으로 기도드립니다~사역과 비전 그리고 동역자들의 살피시고 지켜주시길 기도드립니다-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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