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 선교사를 위한 영성지도

성서에서는 하나님이 직접적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사람들을 돌보시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지만 그 중에서 대표적인 하나님의 영성지도는 로뎀나무 아래에서 죽기를 구했던 엘리야와의 만남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하나님은 바알의 신들과의 싸움 이후 이세벨에게 쫓기는 엘리야를 그릿 시냇가에 머물게 하셨고 까마귀를 통해 먹을 것을 공급하셨다. 그가 얼마나 하나님과 친밀히 교제했는지를 증명해주는 근거는 사르밧 과부에게 베푸신 하나님의 기적의 사건에서도 나타난다. 갈멜산에서 벌어진 대결에서도 역시 그가 얼마나 탁월한 믿음을 가진 사람인지를 보여준다. 그가 위기의 상황을 만날 때마다 그의 영성은 극대화되었고 하나님이 자신에게 맡기신 선지자로서의 사명을 감당하는 힘의 원천이 되었다. 

반대로 그는 깊은 절망과 우울에 빠진 연약한 한 인간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하나님과 그의 관계에서 나타난 친밀함에 있다. 

엘리야는 아합을 만나기 6개월 전부터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던 기도의  사람이었다. 하나님께 무릎을 꿇음으로써 강한 군주 앞에서 강하고 담대하게 나설 수 있었다. 그는 하나님에 관한 지식(knowledge of God)이 있었던 사람으로 그가 이스라엘 왕 아합에게 했던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의 살아계심”(왕상 17:1)이라는 표현에서 그의 신관이 어떠한지 잘 볼 수 있다. 그 당시 공개적으로 섬기던 바알과는 다른 살아계신 하나님이심을 고백하고 있던 것은 그의 하나님에 대한 지식이 그를 얼마나 강하고 담대하게 만들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만든다. 그리고 그는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확신뿐 아니라 자신이 하나님의 임재 안에 있음을 의식하는 사람이었다. 아합왕 앞에 섰을 때에도 그는 위대하신 전능자 앞에 있음을 의식하고 있었고 ‘내가 섬기는 이스라엘의 하나님’이라는 말은 자신에게 부담이 되는 사역을 행할 때 하나님의 임재에 대한 확신을 보여준다.

하나님을 떠나 바알신을 섬기며 하나님의 선지자들을 핍박하는 이스라엘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며 영적 전쟁을 벌이는 엘리야의 심리적 고통과 회복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애쓰는 선교사들의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선교사 돌봄 모델이다. 로뎀나무 아래 있었던 엘리야처럼 선교사들도 영적-사회적 외로움을 경험하며 선교지에서의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지치고 여러 가지 심리 정서적 어려움을 경험하게 된다. 이런 심리 정서적 어려움 속에 있는 선교사들이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을 듣고 회복하기 위해서는 하나님께서 엘리야에게 천사를 통해 떡과 물을 보내셔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평소와는 다른 휴식을 취하도록 한 후 그의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쏟아내도록 하신 것처럼 치유와 회복을 위한 특별한 시간이 필요하다. 즉, 선교사들이 사역에 지치고 심리 정서적 어려움을 겪을 때 신체적인 쉼도 필요하고 그들의 마음에 쌓여 있는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을 수 있는 대상이 필요하다. 하나님은 친히 그 대상이 되어주셔서 엘리야를 영적으로 인도하고 계신다. 

선교사가 맞이하는 위기의 순간마다 그 위기를 극복하고 돌파해나갈 수 있는 힘이 바로 하나님 경험 즉 영성지도이기에 본 장에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선교사와 영성지도에 관해 고찰하고자 한다. 

선교사를 성서적으로 그리고 사회·심리적으로 접근하여 규정하고 선교사의 전인적 영성발달과의 관계를 살펴보면서 영성지도에 관한 일반적인 이해와 그 전통을 기술함으로써 이것의 현대적 필요성을 논할 것이다. 또한 선교사 돌봄으로서의 영성지도가 어떻게 자기표현적 글쓰기와 연결될 수 있는지 또 그 유익과 회복은 무엇인지를 살펴볼 것이다.

-다음 연재: 선교사에 관한 이해

(본 연재는 본인의 논문을 정리한 것으로, 홈페이지의 기능적인 면에서 각주를 달 수 없기에 생략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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