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전신갑주 중 하나인 “의의 흉배”, 이것은 우리가 입어야 할 영적 갑옷 중의 하나이지만 사실 그 의미가 어떤 것인지 잘 몰랐습니다. 하지만 사도 바울이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말했을 당시의 세계관과 사고관을 이해하고 나서, 그 의미를 더욱 분명히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시대의 사람들은 인간의 영혼이 세 가지로 나뉜다고 생각했습니다. 첫째는 이성적 영혼으로서 지성과 논리의 영역인 뇌에 있다고 믿었습니다. 둘째는 감각적인 영혼으로 사랑, 호의, 긍휼같이 가슴이나 마음에서 인지되는 감성적 영역을 말합니다. 셋째는 원초적이고 육체적인 영혼으로 우리 뱃속에서부터 나오는 즉각적이고도 자연적인 감정반응을 말합니다.
바울은 “육체적 욕망을 따르는 사람들의 끝은 멸망이요, 그들의 신은 그들의 뱃속에 있으며, 그들의 영광은 곧 부끄러움(빌 3:19)”이라고 말했습니다. 육체적 욕망은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배에서 나오는 것이기에, 절대로 우리의 배가 우리 삶 전체를 이끌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육체적 욕망이란 무엇일까요? 이는 예수님이 우리에게 가르쳐주신 사랑과 도리의 필터가 없이 우리 속에서 나오는 것 그대로 표현하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 뱃 속 깊은 곳에 있는 진짜 속마음을 밖으로 표현할 수는 있지만, 우리는 예수님의 사랑이라는 필터를 거쳐서 그것을 표현해야 합니다.
머릿 속으로 우리 몸을 그려봅시다. 뱃속 깊은 곳에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어떤 감정이 있는데, 그 감정이 뱃속에서부터 쭉~ 올라와 입으로 표현이 되면, 그것은 걸러지지 않은 감정이고 표현이기에 누군가에서 상처와 아픔으로 들려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본능적으로 느꼈던 원초적 감정을 가슴에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의로운 필터에 걸러서 입으로 표현한다면, 이것은 좀 더 순화된 표현이 될 수 있습니다.
마치 거친 커피 원두를 필터에 걸러내듯, 정수기의 필터가 물속의 불순물을 걸러내듯, 우리는 하나님께서 만들어주는 의로운 잣대를 필터로 삼아 우리의 본능적 생각과 감정을 걸러내야 합니다. 특히 믿음의 공동체에서는 더욱 그러합니다. 생각난 대로, 말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가슴에 붙인 의의 흉배를 통해 필터링 해서 하나님의 시선에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그 다음에 말하고 행동해야 할 것입니다. 비록 과정이 어려운 듯 하지만, 그것이 곧 성숙한 그리스도인의 삶, 또 영적으로 단단히 무장된 그리스도인이 삶입니다.
혹시 우리가 누군가와 문제가 있다면 우리가 느끼는 감정 그 자체를 사용하지 말고, 하나님의 의로우심과 그분의 사랑의 잣대를 사용하여 우리의 감정을 필터링하길 원합니다. 사단은 언제나 사람의 뒤에 숨어서 역사하기에, 우리가 만약 사람들과 직접적으로 불화한 일이 생긴다면, 그것은 곧 사단의 덫에 걸려 양쪽 모두 분노, 소망없음, 우울감,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은 느낌과 같은 영적 문제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은 늘 사단의 공격에 노출되어 있고, 영적 전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복잡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의 흉배를 붙여 우리 마음을 필터링 한다면, 악한 영으로부터 우리를 지킬 수 있을 것입니다.
2022.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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