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 아기가 유산되는 아픔이 있었습니다. 미국에 와서 적응하고 뜻밖의 선물처럼 저희 가정에 찾아온 천사같았는데 예상치 못하게 아기를 잃게 되었습니다. 사실 미국에서는 병원에 가기가  한국만큼 쉽지 않습니다. 한국은 어느 때고 몸이 아프면 아무 병원이든 찾아갈 수 있는 반면 이곳에서는 예약을 하고 담당 의사를 만나는데 거의 한달, 혹은 더 길게 걸리기도 합니다. 산부인과 방문이 7월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그 전에 병원에 가보고 싶었지만 갈 수가 없었고, 결국 유산이라는 결과를 얻게 되어 많이 슬펐습니다. 그 사실을 접하고 집에 돌아와 펑펑 우는데 너무 놀랍게도 말씀의 한 구절이 선명하게 제 마음에 울려퍼졌습니다. 제가 평소에 외운 구절도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 하는가 너는 하나님께서 소망을 두라 나는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내 하나님을 여전히 찬송하리로다(시 42:5)”. 너무 깜짝 놀랐습니다. 제게 찾아오셔서 말씀으로 위로하시는 하나님, 그리고 정확하고 섬세하게 저의 마음을 만지시고 위로하시는 하나님!! 이 하나님의 은혜 앞에서 저는 더 이상 눈물을 흘릴 수가 없었습니다. 이해하기 힘들 것만 같은 상황이 전적으로 하나님의 주권아래 “아멘”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괜찮습니다.^^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또 다른 일을 행하실 것을 기대하며 오직 감사로 이 상황을 하나님께 올려드렸습니다.

제 주변에 이런 아픔을 경험한 선교사님들이 참 많이 있습니다. 이제는 그 아픔이 제 아픔이 되었고, 그래서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함께 기도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헨리 나우웬이 말했던 “상처받은 치유자”처럼, 아픈 만큼 마음의 그릇이 커지고, 성숙해지며, 영혼을 향한 마음이 더욱 따뜻해짐을 느낍니다. 선교사를 돕는 선교사, 저는 오늘도 그 길을 걷기를 다짐해봅니다.